제58회 ALAI Korea 월례연구회(2026년 1월 28일)

[주제1] "생성형 AI애 의한 음원저작권 침해에 관한 독일 GEMA 판결에 대한 소고" 발제자 : 한지영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 / [주제2] "유럽사법재판소 Mio/Konekra 판결과 한국에의 시사점" 발제자 : 김경숙 (상명대학교 지적재산권학과 교수)

26.01.30  조회수:90

[주제1] "생성형 AI애 의한 음원저작권 침해에 관한 독일 GEMA 판결에 대한 소고"

발제자 : 한지영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여 만들어진 모델을 사용하여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텍스트, 이미지, 음원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최근 이러한 산출물에 대하여 저작권자가 생성형 AI 플랫폼사업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음원 저작권과 관련하여 독일음악저작권협회(GEMA)Open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였다. 독일 뮌헨 1 지방법원은 20251111,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다.

최근 유럽에서는 저작권자가 생성형 AI 플랫폼사업자를 상대로 제소한 주요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Like Company vs. Google 소송을 통해 생성형 AI 출력이 저작권을 침해할 때의 법적 책임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었고, 독일에서는 GEMA vs. Suno 소송이 제기되어 TDM 예외조항의 적용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또한 독일 함부르크 법원의 LAION 판결은 비상업적인 과학 연구 목적의 데이터셋 생성이 TDM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며 AI 학습 데이터셋의 합법성에 대한 선례를 남겼다.

GEMA vs. OpenAI 소송에서 GEMAChatGPT가 관리하는 9개의 독일 노래 가사를 그대로 또는 상당히 유사하게 재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침해금지청구, 손해배상청구 및 정보제공청구를 하였다. 주요 쟁점은 모델 매개변수가 '복제'에 해당하는지, 산출물의 복제권·공중접근권 침해 여부, TDM 예외 적용 여부, 침해행위 주체이다. 뮌헨지방법원은 복제권 침해에 대하여 ChatGPT가 단순한 프롬프트임에도 독일 노래가사의 본질적 표현을 식별할 수 있는 형태로 반복해서 산출하고 있으며, 이들 가사들이 모델 파라미터 내부에 '기억'되어 있는데, 이는 독일 저작권법 제16조의 복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공중접근권(전송권) 침해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는데, OpenAI는 저작물을 생성형 AI 학습모델의 학습데이터로 이용하였고, 학습 데이터셋을 준비하고 학습을 수행하여 학습데이터가 기억되도록 하였으며, 모델의 아키텍처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고, 따라서 개방적인 프롬프트의 관점에서 AI 산출물로 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이용자에게 물을 수 없고, 이를 운영하는 서비스운영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TDM 예외 규정의 적용에 대해서는, 특정 저작물이 재현할 수 있는 형태로 모델 내부에 지속적으로 잔존하는 '기억'은 단순한 정보 분석 목적을 초월하므로 TDM 예외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뮌헨지방법원의 판결은 EU에서 생성형 AI 서비스운영자가 저작권법을 준수하지 않은 채 학습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이에 따라 AI 서비스운영자는 라이선스 계약 체결 및 원저작물이 그대로 산출되지 않도록 하는 필터링 시스템 구축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AI 학습 모델에서 사용되는 엄청나게 많은 학습데이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전에 저작자의 개별 이용허락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소송을 통한 개별적 구제수단에 의거하기 보다는, 포괄적 보상금 배분 또는 법정허락제도와 같은 제도 설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향후 이 문제는 독일연방대법원(BGH) 또는 유럽사법재판소(CJEU)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의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주제2] "유럽사법재판소 Mio/Konekra 판결과 한국에의 시사점"

발제자 : 김경숙 (상명대학교 지적재산권학과 교수)

 

응용미술(applied art)은 실용적 기능을 가진 물품에 예술적 표현이 결합된 디자인을 의미하며, 기능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내포한다는 점에서 저작권법과 디자인법의 경계 영역에 위치한다. 오늘날 제품 디자인이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환경에서, 응용미술이 저작권으로 보호될 수 있는지, 그리고 디자인권과 저작권이 병행하여 적용될 수 있는지는 중요한 법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 기준을 둘러싼 각국의 입법례와 판례는 상이한 접근 방식을 보여 왔다.

2025124일 선고된 유럽사법재판소(CJEU)Mio/Konektra 판결은, 응용미술의 저작물성 판단에 있어 독창성(originality)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EU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응용미술에 대한 저작권 보호 범위에 관한 논의를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같은 해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이 동일한 응용미술 대상에 대하여 상반된 판단을 내린 사례는, EU 내부에서도 응용미술 보호 기준의 적용에 혼선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비교법적으로 볼 때, 응용미술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핵심 쟁점은 응용미술을 특별한 저작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일반 저작물의 한 유형으로 볼 것인가에 있다. 전자는 디자인권에 의한 보호를 원칙으로 하거나(일본) 저작물성 인정시 추가 요건을 요구하는 입장이고(미국, 한국), 후자는 일반 저작물성의 인정 요건 외에 추가 요건을 요구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EU).

EU의 접근방식은, 유럽사법재판소의 최근 판례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그동안 미국이 응용미술의 저작권 보호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분리가능성(separability)’이라는 추가 요건에 따라 판단해 온 입장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 응용미술의 기능적 요소와 미적 표현을 구별한 후, 그 미적 표현이 독립적으로 인식·분리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저작권 보호를 인정해 온 미국의 판례 법리는 그러한 추가 요건 없이 일반 저작물과 동일한 범주에서 저작물성을 판단하는 Mio/Konekra 판결이 제시한 EU의 기준과 구조적으로 상이하다. 다만 관념적 분리가능성을 인정하는 최근의 미국 판례의 태도는 EU 기준으로의 접근성을 시사한다. 실용물품으로부터 디자인 요소를 관념적으로 분리하여 저작권 보호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므로 기능성과 표현의 경계가 반드시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EU 기준에 접근한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2015TRIPP TRAPP 판결에서 일시적으로 ‘EU와 같은 일반저작물의 독창성 기준으로 완화되는 듯했으나, 이후 문어 미끄럼틀 및 2024년 판례들에서 실용 기능과 분리된 고도의 감상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회귀하였다. 미국이 분리가능성이라는 추가적 요건 하에 저작권 보호를 조건부로 인정하는 입장임에 반해 현재의 일본의 판례법리는 디자인권과 저작권의 역할 분담을 강조하여 저작권 보호에는 매우 소극적인 입장이라는 점에서 EU와는 상반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2000년 저작권법 개정으로 응용미술저작물의 정의를 도입하면서, 저작물성의 판단기준이 (일본 판례법리와 같이) ‘예술성처럼 가치평가적 요소에서 (미국의 판례법리와 같이) ‘분리가능이라는 구조적 기준으로 변경되었다. 법문상 독자성(분리가능성)’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미국형 경계설정 모델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응용미술의 산업적 성격을 이유로 보호를 일률 배제하기보다는 기능과 구별되는 미적 표현이 있는지에 따라 보호를 열어두는 방식으로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법은 (미국법과 마찬가지로) 기능과 표현의 경계를 통해 산업적 자유와 창작 보호의 균형을 도모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리가능성 판단의 불확실성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분리가능성(독자성)’의 판단기준은 미국의 판례와 마찬가지로 물리적 분리가능성뿐만 아니라 관념적 분리가능성까지도 인정하는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관념적 분리가능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실용물품의 기능적 측면과 관념적으로 분리된 디자인 요소의 저작물성 판단기준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의 문제는 남는다.

Mio/Konektra 판결을 계기로, EU를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응용미술 저작권 보호 법리를 비교·분석함으로써, EU의 독창성 단일 기준 모델, 미국과 한국의 분리가능성 중심 모델, 일본의 고도의 미적 창작성 요구라는 각국 규범 모델의 특징과 차이를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