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Seminar
제46회 ALAI Korea 월례연구회 (2024년 8월 28일)
[주제1] 내국민대우와 상호주의-‘단장의 미아리고개 사건’을 중심으로 (발제자:성원영 에스엘엘중앙 법무팀 팀장) [주제2] 인공지능 시대의 저작권 :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의 옵트아웃 –해외 입법례와 정책적 고려를 중심으로- (발제자:김창화 한밭대학교 공공행정학과 교수)
24.08.30 조회수:194
[주제1] 내국민대우와 상호주의-‘단장의 미아리고개 사건’을 중심으로 (발제자:성원영 에스엘엘중앙 법무팀 팀장)
작곡가 이재호(1919~1960) 씨가 작곡한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2019년 TV조선 ‘미스 트롯’ 결승전에서 불려 화제가 되었다. 이후 이재호 씨의 음악 저작권을 물려받은 아들 이범수 씨는 가수들과 방송사들이 아버지가 작곡한 노래의 ‘커버곡’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한 것과 방송사가 과거에 방영한 드라마에 이재호 씨 음악이 허락없이 쓰였고, 그 드라마는 미국에서도 VOD 서비스를 이용해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문제삼아 유명 트로트 가수들과 방송사들, 음원 스트리밍 업체, 노래방 기기 업체 등을 상대로 미연방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씨는 이재호 씨의 작품 125곡을 미국에서 2001년 8월에 저작권 등록을 마쳤고 2018년 사망한 어머니에게 저작권을 넘겨받아 이 저작권은 2030년까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이재호 씨는 1960년에 사망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저작권법상 보호기간이 만료되어 퍼블릭 도메인에 속하지만, 미국에서는 보호받을 수 있는 저작물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베른협약 제7조 제8항인 “어떠한 경우에도 그 기간은 보호가 주장되는 국가의 입법 지배를 받는다. 다만, 그 국가의 입법으로 다르게 규정하지 아니하는 한, 그 기간은 저작물의 본국에서 정한 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에 따르면 보호기간이 만료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SAM RICKETSON & JANE C. GINSBURG 교수의 말에 따르면 베른협약의 제7조 제8항은 국가가 원할 경우 내국민대우를 허용할 수 있다(article 7(8) leaves it open to countries to apply national treatment if they desire to do so)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내국민대우의 원칙을 제한하는 주요한 예외 중의 하나 상호주의이고, 상호주의가 인정되면 그 범위에서 내국민대우는 부정된다. 베른협약에서 예외적으로 실질적 상호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부분이 보호기간에 관한 제7조 제8항이고, 우리 저작권법 제3조 제4항 “외국인의 저작물이라도 그 외국에서 보호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이 법에 따른 보호기간을 인정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부분이 베른협약 제7조 제8항에 근거한 실질적 상호주의를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베른협약의 자기집행력(self-executing power)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법원은 보호기간 내에 있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즉 베른협약 제7조 제8항에도 불구하고 미국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기간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 관할권 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ex.미국 내 노래방업주)라면 저작권침해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제2] 인공지능 시대의 저작권 :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의 옵트아웃 –해외 입법례와 정책적 고려를 중심으로- (발제자:김창화 한밭대학교 공공행정학과 교수)
최근 가장 유명한 인공지능 회사 중 하나인 Stability AI는 텍스트-이미지 변환 모델인 Stable Diffusion 3의 출시를 발표하였다. 해당 모델은 Spawning의 훈련 금지 레지스트리(Do Not Train Registry)에서 옵트아웃(opt-out)된 이미지를 훈련 데이터세트에서 제거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자신의 저작물이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권리자와 법적 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개발자 모두에게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저작권법에서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만 하고, 이러한 저작물 이용의 방식을 옵트인(opt-in)이라 한다. 이러한 옵트인은 저작권법에서 오랫동안 저작물 이용의 기본적 방식이 되어왔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은 이러한 체계를 흔들었으며, 저작권자가 이용을 거부하지 않는 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학습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저작물의 이용 또한 필연적이다. 여기서 저작물의 이용 방식이 문제 되는데, 기존의 옵트인 방식으로는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옵트아웃이 도입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CDSMD에서 적절한 방식을 저작물 이용을 거부하지 않은 한,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저작물에 대해 TDM을 허용하고 있고, 최근 제정된 인공지능법은 이러한 규정을 범용 인공지능 모델의 제공자들이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옵트아웃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방법의 표준화 등의 문제와 저작권 산업의 구조 등을 이유로 인공지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저작물 이용과 관련해서 배경이 되는 인터넷과의 기술 적합성, 경제적 효율성, 적정한 책임과 의무의 분담, 저작물 자유 이용에서 볼 수 있는 옵트아웃의 혜택, 그리고 저작권법의 목적에서 찾을 수 있는 옵트아웃의 필요성 등을 볼 때, 옵트아웃은 인공지능 시대의 저작권이 갖추어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도 이러한 측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우리의 옵트아웃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