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ALAI Korea 월례연구회 (2024년 1월 31일)

[주제1] 저작재산권 보호기간 만료 후 저작인격권 보호에 관한 소고(발제자:한지영,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 [주제2] 해외저작물 보호기간 기산방법과 이용(발제자:김경숙, 상명대학교 지적재산권학과 교수)

24.02.02  조회수:181

[주제1] 저작재산권 보호기간 만료 후 저작인격권 보호에 관한 소고(발제자:한지영,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과 인기를 받아왔던 유명 캐릭터들의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되면서 누구든지 이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2022곰돌이 푸캐릭터의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되면서 신생영화제작사가 곰돌이 푸: 피와 꿀(Winnie-the-Pooh: Blood and Honey)”라는 저예산 영화를 제작하면서 원캐릭터가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었던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의 곰돌이 푸를 끔찍할 정도로 야성의 살인마 곰으로 변화시켰다. 이 사례에서 볼수 있듯이 원저작물(원캐릭터)가 오랫동안 보유하여 왔던 캐릭터의 성격을 고의적또는 악의적으로 저작자의 명예 또는 명성을 훼손할 정도로 왜곡 또는 변형한 행위가 등장하였는데, 이러한 행위는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어떠한 법적 조치를 취할수 없도록 허용하는 것은 향후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되는 수많은 저작물의상업적 목적을 위하여 고의로 또는 악의로 왜곡이나 변형하는 행위에 대하여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는 결과를 이끌게 되어 일반인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와 같은 고의적 또는 악의적 개변 행위가 저작권자 보호 및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통한 문화산업 발전 도모라는 저작권법의 목적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에는 저작인격권의 보호기간에 관한 규정이 없으며, 따라서 해석론에 따라 저작인격권의 보호기간을 해석할 수 밖에는 없다. 현행 저작권법상 저작자가 사망하면 저작자의 유족 또는 유언집행자가 저작인격권 침해자를 상대로 저작권법 제123조의 금지청구 또는 제127조의 명예회복조치 등의 청구를 법 제128조에의거하여 행사할 수 있으며, 이들이 모두 사망하면 이러한 청구가 불가능하게 된다. 저작인격권의 보호기간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입법례 또는 해석론이 있다. 첫째, 프랑스 또는 중국의 입법례와 같이 저작인격권의 보호기간을 영구히 존속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 둘째, 베른협약 또는 독일의 입법례와 같이 저작인격권의 보호기간을 저작재산권의 보호기간과 동일하다고 해석하는 경우, 셋째, 사회통념상 저작자의 명예훼손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권리구제가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경우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체계상 위의 해석론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견으로, 해석론에 의거하기 보다는,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후 저작물을 상업적 목적으로 고의로 또는 악의로 왜곡 또는 변형함으로써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저작자의 유족 등이 민사상 구제조치를취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하고, 또한 저작자 사후 인격적 이익 보호에 관련하여 비친고죄를 규정한 형사처벌 조항의 삭제를 검토하는 것을 제안한다.

 

 

[주제2] 해외저작물 보호기간 기산방법과 이용(발제자:김경숙, 상명대학교 지적재산권학과 교수)

보호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저작물을 국내에서 이용하고자 할 때,어느 나라 법으로 보호기간을 산정해야할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202411일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192811월 개봉한 단편영화 <증기선 윌리>의 주인공인 미키마우스 캐릭터저작물이 영화와 함께 공표 후 95년만에 저작권보호기간이 만료되었다는 기사로 연일 화제였다. 또한 202211일 전에는 A. A.밀른의 <곰돌이 푸의 첫 번째 이야기 모음집>의 저작권 보호기간 만료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202411일자로 <곰돌이 푸 코너의 집>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되었다는 기사도 함께 보도되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공표 후 95년이라는 표현과 2년전에 만료되었다던A. A.밀른의 곰돌이 푸 작품의 저작권보호기간이 또 만료되었다는 내용이다. 공표 후 95년 그리고 동일한 캐릭터인 경우에도 작품이 다른 경우 보호기간의 만료시점이 달라지는 것은 미국의 저작권보호기간 산정 방식이다. , 이들 저작물들은 미국내에서 보호기간이 만료된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이들 저작물들의 보호기간이 만료되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각국의 보호기간이 다를 경우 국제적인 기준은 베른협약 제7조 제8항을 따른다. 이 규정에 의하면 저작물의 성질 등은 보호국법주의를 따르고, 그 저작물에 따른 보호기간은 상호주의를 따른다. 우리 저작권법 제3조의 외국인 저작물에 대한 보호도 베른협약 제7조제8항을 따르고 있다.

예컨대, <증기선 윌리>에서의 미키마우스 캐릭터는 미국 저작권등록증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의 단독 저작물로 볼 수 있으나, 실제 미키마우스는 어브아이웍스와의 공동저작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저작권등록은 추정주의에 지나지 않으므로 실제 저작권보호기간은 공동저작물로 보아 산정해야할 문제이다. 이는 곰돌이 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보호기간 산정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법에 따라 저작물의 성질(공동저작물, 단독저작물, 편집저작물, 2차적저작물 등)을 먼저 살펴본 후 보호기간을 산정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에서 보도되는 기사들을 그대로 전재함으로써 자칫 국내에서도 저작권보호기간이 동일하게 만료된 듯한 한국의 언론보도는 자칫 외국인저작물을 활용하여 콘텐츠 제작을 하는 자들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보호기간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