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24 53

제61회 ALAI Korea 월례연구회(2026년 4월 22일)
[주제1] “한국 IP담보금융의 리스크 구조와 법적 과제 –담보법 체계의 구조적 한계와 입법론-” 발제자 : 김도경 (법무법인 제현 변호사·WIPO국제중재인)/ [주제2] “영국 고등법원 지식재산 재판부의 Getty Images v. Stability AI 1심 판결문 검토” 발제자 : 조희경 (홍익대학교 법학과 교수)

[주제1] 한국 IP담보금융의 리스크 구조와 법적 과제 담보법 체계의 구조적 한계와 입법론-”

발제자 : 김도경 (법무법인 제현 변호사·WIPO국제중재인)

 

20248월 기준 한국 IP금융은 10조 원 시대를 열었으며, IP보증 4.27조 원, IP투자 3.50조 원, IP담보 2.25조 원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20231.05%였던 연체율은 202533.95%(846억 원)3.8배 급등하였고,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10~60%대에 진입하였다. 이러한 부실의 근본 원인은 은행의 심사 실패가 아닌 현행 법제도의 구조적 결함에 있음을 말하려 한다.

부실 메커니즘의 핵심은 분리의 역설(Paradox of Separation)’이다. 특허권은 기업의 사업 역량 및 생산설비와 결합될 때 경제적 가치가 극대화되나, 담보 실행 과정에서 분리되는 순간 독립적 교환가치를 상실한다. 이는 담보권자의 물리적 점유 및 통제 불가(민법 제346)라는 무형성의 한계, 특정 사업 맥락에서 분리 시 독립적 환가가치의 급락이라는 높은 청산 비용, 유동성 및 가격투명성 부재로 인한 Basel III 적격담보 부인(무담보 대출과 동일한 자본 부담)이라는 규제적 불이익이 중첩된 결과이다.

특허권 경매 제도는 사실상 마비 상태이다. 감정평가 단계에서는 방법론 간 편차가 극심하고 실시간 기술진부화 반영이 불가하며, 경매 입찰 단계에서는 특허법 제122조 법정통상실시권으로 인한 독점적 권리 훼손과 레몬 시장 문제로 입찰자 확보가 어렵다. 현재까지 특허권 질권의 직접 실행(경매)을 다룬 대법원 판례는 0건으로, 이는 실무상 질권 실행 절차가 사실상 불능 상태임을 방증한다. 시장실패를 보완해야 할 회수지원기구 또한 매입 307건 대비 매각 7, 누적 회수율 1% 미만으로 수익화에 실패하였고, 은행의 자체 심사 유인을 소멸시키는 도덕적 해이 구조로 전락하였다. 2024년 단일 연도에만 151건이 매입되어 전체 누적의 49%가 폭증한 것은 부실 채권 인수기관화의 징표이다. 도산 절차에서는 회생절차 중 담보 실행 중지로 기술진부화가 가속되고, 파산 시 특허법 제81조 제3항 및 제133조에 따라 담보물 자체가 소멸하여 질권자가 하루아침에 일반 무담보 채권자로 전락할 위험이 상존한다.

비교법적 분석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은 모두 경매 중심 구조를 탈피하여 포괄담보 및 사적 실행 경로를 제도화하였다. 특히 한국과 동일한 대륙법·특허법 구조를 가진 일본이 개별 IP가 아닌 총재산 일체 담보 및 계속기업가치 기반으로 전환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싱가포르 IPFS 사례는 리스크 분담 구조만으로는 시장을 움직일 수 없음을 보여주며, 이는 현재 한국 회수지원기구가 직면한 위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에 3단계 입법 로드맵을 제시한다. 1단계는 민사집행법 및 발명진흥법 개정을 통한 사적 실행(임의매각) 부분 허용, 특별환가절차 도입, 포괄담보 전환의 교두보 마련이다. 2단계는 발명진흥법 제32조의2 개정을 통해 회수지원기구의 법률상 지위를 격상시키고, 은행의 자체 회수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는 거버넌스 재설계이다. 3단계는 단순 지원 건수·대출 총액의 양적 팽창 지표를 폐기하고 자본 접근성, 기회비용, 자기교정을 축으로 하는 다차원적 성과관리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회수지원기구 예산이 23억 원에서 155억 원으로 급증한 현 시점에서, 담보 실행이 막힌 구조적 정비 없는 예산 증액은 도덕적 해이를 증폭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IP담보금융 부실의 본질은 대출 심사 실패가 아닌 담보법 체계의 구조적 결함이며, 실행 수단 정상화, 공적 거버넌스 확립, 질적 전환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주제2] 영국 고등법원 지식재산 재판부의 Getty Images v. Stability AI 1심 판결문 검토

발제자 : 조희경 (홍익대학교 법학과 교수)

 

원고 Getty Imag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각 콘텐츠 제작 및 유통 기업으로 스톡 이미지 전문 기업이며, 피고 Stability AI Limited2019년 영국에서 설립된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 모델 'Stable Diffusion'은 독일 뮌헨대학 CompVis의 연구자들이 2021/2022년에 발표한 학술 논문에 근원이 있는 잠재 확산 모델로, 독일 비영리 단체 LAION이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학습되었으며, 모델 학습은 전적으로 영국 외부의 AWS 클러스터에서 이루어졌다. 원고는 저작권 직접 침해, 데이터베이스권 침해, 저작권 간접침해(secondary infringement), 상표권 침해, Passing off를 주장하였다. 학습·훈련의 장소 문제와 관련된 피고의 약식판결 신청은 기각되었으나, 이후 원고가 직접 침해와 데이터베이스권 침해 관련 소를 취하하였다.

법원은 저작권 간접침해와 관련하여, CDPA 27조의 "article"은 유체적 매체뿐만 아니라 무체적 매체(클라우드 저장소)에 저장된 전자 사본도 포함한다고 판시하며, 법률은 제정 당시의 의미에 고정되지 않고 현재의 상황에 맞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always speaking' 원칙을 적용하였다. 다만 "infringing copy"가 인공지능 모델 맥락에서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검토 필요성이 인정되어 간접침해 관련 항소가 허락되었다.

국제사법적으로는 Rome II(Regulation (EC) no. 864/2007) 8조 제1항이 지식재산권 침해로 인한 비계약적 채무의 준거법으로 보호국법(lex loci protectionis)을 채택하고, 같은 조 제3항은 당사자 합의에 의한 준거법 변경을 명시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지재권의 속지주의 성격을 관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법이 준거법이더라도 속지주의로 역외 침해는 관할에서 제외되어 실체법 적용이 불가하다.

행위별 관할권 분석에 따르면, 학습 서버 소재지는 미국(AWS)으로 미국에서 별도 소송이 진행 중이고, 데이터셋 구축은 독일(LAION)에서 별도 소송이 가능하며, 피고 법인 소재지인 영국에서는 관할이 인정되나 역외 학습으로 직접침해가 불성립한다. 모델 배포·이용지는 영국을 포함한 전 세계이나 간접침해 성립 여부는 "infringing copy" 해석 문제가 있다. 원고(저작권자) 소재지는 미국·영국·아일랜드로 피해 발생지나 준거법과는 별개이다.

한국 국제사법 제39조는 지식재산권 침해에 관한 소의 특별관할을 규정하여 1. 침해행위를 대한민국에서 한 경우, 2. 침해의 결과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경우, 3. 침해행위를 대한민국을 향하여 한 경우 소 제기를 허용하되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결과에 한정하며, 40조는 지식재산권의 보호는 침해지법에 따른다고 규정함으로써 역시 속지주의를 취하고 있다.

국제 저작권 체계는 속지주의 기반이므로 인공지능 학습 책임은 상당 부분 학습이 수행된 서버 위치에 종속되는 구조이며, 이는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학습 수행 후 결과 모델을 다른 시장에 제공하는 전략, 즉 규제의 차익거래(regulatory arbitrage)를 가능하게 한다. EU 중심으로 시장 접근을 기준으로 한 역외적 규율(Brussels Effect)이 전통적 속지주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국제 규범 재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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