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ALAI Korea 월례연구회 (2024년 5월 22일)
[주제1] K-pop에서의 생성형 인공지능(AI)활용 사례와 당면 과제:실연자의 권리를 중심으로 (발제자:김지현, 스타쉽 엔터테인먼트A&R팀 팀장); [주제2] 음반제작과정에 나타나는 편곡과 실연의 창작성 (발제자:김현부 이레뮤직 대표/백석대학교 초빙교수)
[주제1] K-pop에서의 생성형 인공지능(AI)활용 사례와 당면 과제:실연자의 권리를 중심으로 (발제자:김지현, 스타쉽 엔터테인먼트A&R팀 팀장)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TikTok)과 세계 최대 음악 회사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의 라이선스 협상이 2024년 2월 결렬된 이후 계약 완료까지 약 3개월의 시간동안 유니버설 뮤직 산하 레이블 음악 뿐 아니라,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이 관리하고 있는 악곡까지 모두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UMG측이 요구한 주요 협상 사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티스트와 저작자의 적절한 보상, 둘째, 인간 아티스트를 딥페이크와 같은 유해한 AI의 영향으로부터의 보호, 마지막으로 정치적 이슈와 같이 민감한 사안, 가짜뉴스 등으로부터 TikTok 사용자의 온라인 안전이다. 이에 TikTok은 “아티스트는 무료 프로모션에 감사해야 한다” 라는 의견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3개월 동안의 긴 협의 끝에 협상이 타결되었고, TikTok은 생성형 AI와 관련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호”를 목표로 무단 생성된 AI 음악을 삭제하고 아티스트와 작곡가의 저작자 표시를 개선하는 도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 유명가수의 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켜 다국어 AI 기술을 활용하여 6개 국어로 음원을 발매하였고,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 내 영상에 사용된 일부 이미지를 AI를 사용하여 만들기도 하였다. 또한 기존에는 음원을 보컬과 인스트(inst)로 분리하려면 보컬컷 프로그램 사용해야 했는데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분리된 음원의 음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활용에 한계가 있었지만 음원 트랙 분리 AI를 사용할 경우 1분 이내에 음질 손상 없이 분리가 가능했고, 보컬 뿐만 아니라 악기별로도 분리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특정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이용한 AI Cover 기술을 활용하여 수급 받은 데모곡이 아티스트에게 잘 어울리는지를 더 쉽고 빠른 시간 안에 알아볼 수 있게 되어 가이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위와 같이 생성형 AI 활용에 따른 이점도 존재하지만 권리 침해 문제도 존재하는데, 커버나 리메이크에 대하여 사용승인 절차를 밟지 않는 경우 인격권, 복제권과 같은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고, 피쳐링 혹은 샘플링 사용에 실연자의 음성 사용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지 않는 경우 부정경쟁방지법(또는 퍼블리시티권) 위반 및 인격권과 같은 실연자의 권리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AI 활용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살펴보면 글로벌 플랫폼의 경우 TikTok은 라벨링 시스템을 통해 다른 플랫폼의 AI 콘텐츠 자동 분류를 시작하였고, 유튜브는 유튜브내 영상 업로드 생성형 AI 표기를 의무화 하였다. 유럽연합의 경우 세계최초로 AI 규제 법안인 AI Act를 통과 시켜 생성형 AI의 위험성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고, 데이터 수집과 AI 모델 학습 등 기술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였다. 미국의 경우 AI 사용을 규제하는 연방 법률이나 규정이 없지만 AI에 관한 백악관 행정 명령과 연방 미 주 차원에서 제안된 법안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AI 콘텐츠 부작용 예방을 목적으로 AI 활용 표기 의무 내용을 담은 법이 발의되었다. 또한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지난해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발간해 AI 사업자와 이용자가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유의할 점과 저작권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는데 향후 AI의 활용에 대하여 유럽 연합과 같은 규제의 태도를 취할 것인지 미국과 같이 선규제보다는 산업이 성장해 나가는 초기 시장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 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주제2] 음반제작과정에 나타나는 편곡과 실연의 창작성 (발제자:김현부 이레뮤직 대표/백석대학교 초빙교수)
음악저작물의 창작자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음악적 개념을 악보로 표시하거나 소리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일련의 음악적 개념을 창작하는 사람인 작곡가와 음과 함께 나타날 문학적 표현을 창작하는 사람인 작사가가 이에 해당하는데 작사와 작곡이 끝난 음악을 이전과 다른 형식으로 바꾸어 꾸미거나 다른 악기를 쓰도록 하여 연주 효과를 달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창작하는 사람인 편곡자와(여기서 말하는 편곡은 이미 발매된 음악저작물을 리메이크 등 2차적으로 이용하는 편곡이 아니라 최초 음악저작물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편곡을 말한다) 실연자의 실연 행위 또한 저작물을 실체화하는 사람으로서 곡의 완성을 위한 창작의 연장선에 있는가라는 의문점이 있다.
클래식 음악 방식에서 작곡가, 작사가, 편곡자(악보를 작성한 경우)는 클래식 악보라는 음악 저작물의 창작자인데 앞서 언급했듯이 음악 창작자는 악보로 표시하는 것 외에도 소리로 표현하는 사람도 포함되지만 클래식 음악 방식에서 일반적인 실연자는 악보에 따라 정해진 범위에서의 연주만 하는 기능적 행위로 볼 수 있어 창작과 연주가 분리되어 실연자의 음악저작물 창작성 여부에는 크게 다툼이 없다. 대중음악 일반적인 제작과정의 경우 먼저 작사 및 작곡가가 가사와 주멜로디를 창작하면 편곡자는 곡의 형식, 코드 진행 등의 과정으로 표현된 특정 리듬과 멜로디를 통해 새로운 창작성이 추가되어 창작자로서 보호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실연자 역시 선택의 폭이 제한되어 있는 클래식 음악 방식과는 다르게 편곡 악보를 본인의 느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연주할 수 있어, 그러한 실연의 표현에 창작성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작곡, 작사 이후에 이루어지는 편곡과 실연이 곡의 완성을 위한 창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편곡 중 코드 진행의 창작성과 관련하여 영국의 록밴드 Radiohead의 ‘creep’의 코드 진행이 Albert Hammonnd와 Mike Hazlewood의 ‘The Air That I Breathe’의 코드 진행과 유사하여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므로 시작된 사례로 독특한 코드 진행이 저작권 침해의 구성요소가 될 수 있는 점을 시사하였고,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의 전주 부분이 Randy Wolfe의 ‘Taurus’의 기타 연주곡과 유사한 것으로 인하여 코드를 바탕으로 한 실연의 유사성과 관련하여 법적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클래식 음악 방식에 따른다면 음반이 작곡/작사가의 창작물 또는 편곡자의 창작물임에는 문제가 없지만 위에서 언급한 대중음악 방식에 따른다면 음반의 창작자는 작곡자, 작사가, 편곡자, 실연자가 모두 해당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음악저작물의 리메이크와 같은 이용허락 시 작곡 및 작사에 대한 이용허락 외에도 편곡과 실연의 개작에 대한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자칫 이용허락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음악 산업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미국과 같이 음반제작자에게 모든 권리를 양도하여 이용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이용을 활성화할 것이냐, 이용 편의보다는 진정한 창작자들의 보호가 우선이냐의 문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